더 쉽고 편리하게
이용해보세요!
지난 시리즈를 통해 우리는 주택을 소유하거나 장기간 임대하지 않고 자유로이 이동하는 ‘어드레스 호퍼(address hopper)’에 대해 알아봤어요.
집 없이 사는 사람들 (01) : 집 없이도 살 수 있을까? 어드레스 호퍼
집 없이 사는 사람들 (02) : 당신이 ‘어드레스 호퍼’를 알아야 하는 이유
그러나 여전히 그런 삶이 어떻게 가능한지 상상이 안되시는 분이 많으실 텐데요. 여기 일본 NHK가 취재한 어드레스 호퍼 ‘스가 다이스테’ 씨의 삶을 보며, 어드레스 호퍼의 삶을 알아보도록 해요.
“
스가 다이스테 씨는 도쿄의 기업 소셜미디어 컨설팅 회사에 근무한다. 회사는 도쿄에 있지만 그는 사무실에서 신칸센으로 3시간가량 떨어진 이시가와현 가나자와에 살고 있다.
이곳은 동해안에 접해 있는 경치 좋은 관광지다. 나자와에 사는 친구가 요즘 봄꽃 보기 좋다고 추천하자 바로 짐을 싸서 달려왔다. 그는 이곳에 한 동안 살 것이라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러나 그는 여행을 온 것도, 휴가를 낸 것도 아니다. 일은 일대로 하면서 관광을 즐기고 있다. 어떻게 이런 삶이 가능할까?
출근시간, 그는 여느 직장인과 다름없이 출근한다. 다만 도착지는 회사가 아닌, 방의 책상, 카페, 공유 오피스 등. 업무시간 동안 그는 그곳에서 자유롭게 일한다. 협업 및 회의를 해야 할 경우 메신저와 영상회의, 이메일 등의 정보통신(IT) 서비스를 활용한다. 그는 사무실에만 가지 않을 뿐, 다른 직장인과 차이 없이 회사생활을 한다.
스가 씨는 1월 월세로 살던 도쿄 자택을 해지했다. 집에 있던 짐은 도쿄의 창고업체의 컨테이너에 맡겼다. 현재 보유한 짐은 어디든 이동할 수 있는 캐리어 하나뿐이다. 간단한 물품은 대부분 묵고 있는 숙소에 기본 물품이 구비돼있다. 상황별로 필요해지는 특수물품은 소모품으로 구매한다. 덕분에 짐을 항상 최소한으로 유지할 수 있다.
짐이 적고, 어디서 든 일할 수 있다 보니 이동에 부담이 적다. 스가 씨는 지금도 지내는 곳이 질릴 때면 또 다른 어디론가 떠날 계획이라고 한다.
"
스가 다이스테씨는 공유 오피스 등에서 업무를 보고 IT 기기 및 협업툴을 활용해 협업해요. 또한, 컨테이너 서비스, 숙소 내 물품, 소모품 등을 활용해 짐을 줄이죠.
이제는 회사에 가지 않고 일할 수 있고, 짐이 적다면 우리는 어디든 손쉽게 이동할 수 있어요. 이런 환경이라면 여행하며 사는 어드레스 호퍼 삶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죠.
또한, 지금의 환경은 NHK가 스가 다이스테씨를 취재했을 때보다 훨씬 좋아졌는데요. 2020년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삶의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죠.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 삶에 2가지 큰 영향을 주었어요.
코로나로 인해 대부분 사람들은 원격근무 환경을 경험했어요. 불편하다고만 생각했던 원격근무는 막상 경험해보니 생각보다 편리했어요.
이에 따라 몇몇 기업은 팬데믹이 끝난다고 하더라도 원격근무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또한 생각보다 길어진 팬데믹으로 원격근무 환경은 빠르게 개선됐어요. 원격근무 관련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도 다수 생겨나기 시작했죠.
구독경제는 상품을 소유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받아서 쓰는 소비활동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집 밖에 나가지 않고도 다양한 상품을 경험할 수 있다는 특징 덕분에 큰 사랑을 받고 있어요.
구독경제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추세라고 하는데요.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시장 규모는 2020년 40조1,000억 원으로, 2016년(25조9,000억 원)보다 55% 커졌다고 해요.
이제 우리는 음악, 잡지는 기본이고 넷플렉스, 세탁, 생선, 양말, 의류, 주류, 커피, 면도날, 빵 등을 소유하지 않고도 어디서 든 정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요.
어드레스 호퍼의 삶은 고도화된 원격업무 환경과 활발해진 구독경제로 더 이상 비현실적인 게 아니에요. 우리는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도 손쉽게 업무를 볼 수 있고, 상품을 소유하지 않고도 다양한 상품을 이용할 수 있죠.
기술과 환경은 점점 더 우리를 떠나기 쉬운 방향으로 이끌고 있어요. 이제 떠나고 싶다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든 떠날 수 있죠.
시가 다이스테씨처럼 꽃이 피면 꽃이 피는 곳으로, 추워지면 따뜻한 곳으로 어디든 자유롭게 여행하는 삶도 매력적이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3명이 추천했어요